항상 겨울속에 사는 소녀

by 이솔렛
6월의 장마
벌써 2006년 6월이 지나간다.
곧 7월이다.


나는 작년보다는 안일하게 살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나름 꽤나 게으르고 설렁설렁 지내고 있다.

상반기 목표였던 디카를 업어오고나니 뭔가 탁 풀린듯한 느낌이다.

허무하다.




시험인데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나른하고 힘빠지고.

그냥 싫어진다.

모든게 지루하고, 떠나고 싶을뿐이다. 설렁 설렁 바람따라, 물길따라.



전부, 나를 둘러싼 모든것이 싫어지는 밤이었다.
연인에게는 이별을 고하고,
마음속에 단단히 묶여있던 끈 하나를 놓쳐버리고,
그 아쉬움에 흐느껴 울었다.
그래봤자 소리내서 울지는 못한다.

나는 자존심마저 버려가며 누군가를 사랑하고, 갖고싶었던게 있었으며,
원하고 원해서, 다 버리고서라도 달려나갈 힘이 있었는데.


이제는 없다.

내가 원하는게 뭔지, 내가 하고싶은게 뭔지.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의문 투성이다.
내 눈동자의 열정은 식어버렸다.

by 이솔렛 | 2006/06/15 20:47 | winter | 트랙백 | 덧글(2)
잊지않아

나는 너와 함께 살고 싶고 30이 될때는 혼자 살고 싶어.

그 전에 결혼을 한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도
나는 너와 수다를 떨다가 뭔가 먹고 싶다면 바로 사러 나가고
이게 하고 싶다 싶으면 바로 지를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어.
그리고 육아걱정 안하고 아이를 키우고 싶어.
혹시 낳고 싶다면 대학 등록금 걱정은 없고 싶고, 내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직장을 원해.
열심히 돈을 모아서 해외여행을 다녀오고도 싶고 공부가 더 하고 싶다면 대학원 진학을 하겠지.

나는 욕심이 많아.

욕심이 없는 삶은 성취감을 맛보기도 힘들다지만
언젠가부터 자신이 없어진 나는, 성취감이란 걸 맛본게 언젠지도 잊어가.

내 만족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 걸까 공부를 해야하는 걸까.
어쨌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을 순 없겠지만
열심히 생각하고 고민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생각했잖아.

나는 이제 앞으로 봐야하니까. 잊지 말자.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뭘 해야할 지. 
천천히 알아보고 생각하고 가능성을 키워서 올해가 가기전엔 웃고싶어,
자신만만하다 못해 재수없기까지 하게.

분과 신입도 받아야되고 이제 여기저기 개총과 커리를 짜낼테고 이리저리 바빠질테고
시간표를 다시 만들어야 하고 수업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리고 빼고싶은 시간도 늘어나버리고
신입생이 있다는데 후배란건 한번도 못봤고
술자리는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채 첫주가 지나갔다.

어지러워.

그래,  나 이제 익숙해져야겠지.
태연하게 웃을 수 있어야겠지.
그래, 그게 나라는 애지.

괜한 착한 척이라는 건 집어 치운지가 한참이다. 이제와서 괜히 마음 쓸 필요는 없잖아.
그러니까 거기 너, 나 좀 귀찮게 하지 마. 너 정말 성가시다.

그래
내가 키운 아이들이 제대로 된 성인이 될까?
'막돼먹은 년, 놈' 이라는 소리는 안듣고 살 게 할 수 있을까?

그래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 제대로 된 성인이 될까?
날개를 키우고 꿈을 잃지 않게 도와줄 수는 있을까?

너는 말했었지
니가 대체 어떤 아이들을 망가뜨리려고 선생이 될 생각을 하느냐고

나는 잊지 않았어
너도
네 말도
그리고 지금의 나도

그리고
잊지않아

절대.

by 이솔렛 | 2006/03/08 19:46 | winter | 트랙백 | 덧글(3)
타협

시간이 가는 것에 허무함을 느끼고,
텅 비어버린 마음을 글로 채우고 싶다.
프랑스어도 배우고 싶다.
이지수표 센코 노트 갖고 싶다.

책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가방은 무겁다.
이제 통학을 하게 되니, 잔뜩 짊어지고 다닐 가방이 필요해.

차분해지고 싶다.
목소리도, 마음도.

책 읽는 것은 좋은데, 전공서적은 너무 어렵고 졸려.
배우고 싶어서 갔는데, 어째 난 더 어려지기만 한 것 같아.
어리광만 잔뜩 늘어가지고 와버렸어. 나는 언제 어른이 될까?
적성이라는게 꽤 중요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하고는 맞지 않나?
뭐 이런 생각을 하기 전에, 내 노력을 탓해야 하지만 말이야.

조금만, 조금만 더. 닿고 싶은데. 닿을 수가 없네.

현실과 타협하면서 사는 법을 익혀가고 있는데,
문득 그렇게 되어버린 내가 너무 서글퍼진다.

현실에서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꿈을 쫓고, 적당히 사랑하고, 적당히 상처받고, 적당히 행복하고.
평생 적당히 살다가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겠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어. 그게 가장 힘든 일이란 거 말야.

우리는 살아가면서, 세상과 타협하는 법을 배우게 되잖아.
평생 꿈만 먹고 살 수는 없겠지?

by 이솔렛 | 2006/02/11 15:01 | winter | 트랙백 | 덧글(2)
이제는 멀어져버린
지난 시간들을 생각해본다.
며칠이 지나면 나도 이제 스무살이 아니구나.
평생 스무살이고만 싶었는데, 난 정말 졸업을 했고, 대학이라는 곳에 다니고 있고
이젠 입시가 아닌 취업이 걱정인 세대인거구나.

갓 20년을 살아오면서,
나름대로 느낀것도 많고, 생각한 것도 많고, 보고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리고 본 것도 많고, 한 것도 많다고 생각했다.

자췻방에 티비를 놓지 않음으로 세상사에 무뎌졌다.
집에 돌아가서 뉴스를 틀면
"저건 무슨소리야?" "저런 일이 있었어?" "오오, 언제 저렇게 된거야?" 라는 말만 반복할 정도로
세상이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모르고 살았다.
물론 학교 생활에 충실한 것도 아니다.

언제나 반성하고 있는 사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리고 알고싶어하지도 않았다.

시끄러운 것은 질색이면서 본인 스스로는 되게 되게 시끄럽고
혼자있는 것은 좋아하면서 혼자 내버려두면 되게 되게 징징거리고
애 같고, 어른인 체 하고.
그렇게 살아왔다. 애면서 어른인척.

언제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글도 잘 쓰고 싶고
노래도 잘 하고 싶고
운동도 잘 하고 싶고
그림도 잘 그리고 싶고
춤도 잘 추고 싶고

하고싶은 것은 많기만 한데 시작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
어째서 나는 알기만 하고 움직이긴 겁내하는 걸까.

이것은 단순한 귀차니즘의 연장인가, 아니면 두려움의 시작인가.


어리다.
많이 많이 어리다.
언제 나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현재 가장 절실한 것은,
감정에 무뎌지거나, 아니면 이겨낼 수 있어지는 것.
아무렇지도 않게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되는 것.
쿨-하다는 어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굳이 찝자면 회색, 보라색으로 보이는다는 내 글이,
여러가지 색을 가진 글을 쓰는 것.
그렇게 되고 싶어.

내가 원하는 글로, 내가 원하는 색상을 뽑아내고 싶어.
마치 그림 그리듯이.
by 이솔렛 | 2005/12/19 22:41 | midnight | 트랙백 | 덧글(0)

<< 이전  |  다음 >>